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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04.15 난 그에게 빛이었다.
밤 10시.
왠지 으스스했다.
요즘 들어서 야근이 많아져서 인지 약간 피곤햇던 나는 일을 마치고 손이라도 닦을 요량으로 화장실로 향했다.
조금 전까지도 환했던 복도는 경비원 아저씨께서 지나가시면서 소등을 하신 관계로 비상구 불빛 말고는 어떤 불빛도 없었다.
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달빛을 의지해서 화장실에 들어선 나는 화장실 역시 어둠에 휩싸여 있어서 그랬는지 불현듯 떠오르는 이유 모를 잡생각들로 괜시리 뒤쪽이 오싹해옴을 느꼈다.
불을 켜고 손을 닦고 거울을 보며 생각했다.
'많이 피곤하긴 한 모양이다. 피부도 푸석한 것 같네'
그도 그럴 것이 근래에 무척 체력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지쳐옴을 느끼고 잇는 차였다.
'서둘러 집으로 가자' 생각한 나는 손에 묻은 물기를 털어내고 밖으로 나섰다.
밖으로 나와서 불을 끄고 돌아서는 순간.
나는 아주 작은, 하지만 정확하리 만큼 확실하게 누군가의 말소리를 들었다.
오한이 일었다. 정말 깜짝 놀랐지만 피곤한 탓도 있고 건물안은 조용햇지만 바깥은 조금 소란 스러웠기에 
또  너무 작은 소리라서
나는 잘못 들은 걸로 생각하고 애써 무시하고 다시 걸음을 옮겼다.
그때였다. 
이번에는 조금 더 정확한 소리가 귓가에 들렷다.
순간 머리가 쭈뼛서며 빠르게 회전했다.
'내가 들어설 때 아무도 없었어, 그리고 복도에도 아무도 없었고. 발걸음 소리도 듣지 못했지.설마....'
이런 생각도 들면서 혹시 밖에서 누가 부르나 생각하면서 불을 켜고 화장실로 들어가서 창문 밖을 내다 보앗다.
하지만 역시 아무도 없엇다. 멀리 늦은 퇴근을 서두르는 사람들만 보일 뿐이었다.
그리고 나는 화장실을 둘러보았다. 
화장실 청소를 담당하시는 분들도 퇴근하신지 오랜 시간이 지나서인지 약간 지저분한 것 빼 놓고는 별 다른게 없었다.
다만 구석진 곳,형광등조차 나가서 어두운 저곳이 왠지 모르게 낯설었다.
다시 불을 끄고 돌아서는 순간.
난 부정할 수없게 확실히 누군가 나를 부르는 소리를 들었다.
'저기요'
등에 땀이 나는 듯했다.
무슨 이유 였는지 모르겟다. 이런 용기가 난 것은.
난 불을 켜고 다시 화장실로 들어가서 조용하게 물었다.
'누구 있어요?'
대답이 없엇다.
순간 소름끼치도록 오싹해짐을 느낀나는 뒷걸음질 쳤다.
그리고 문을 나서려는 순간.
저 구석 어두운 곳에서 부스럭 거리는 소리와 함께 굵지만 다급한 소리가 들려왔다.
'저기...불좀 켜 놓고 나가시면 안되요?'
난 다리가 풀려옴을 느꼈다.
그랬다. 경비아저씨께서 쏜살같이 들이닥쳐 불을끄고 가자 이 남자는 화장실에 어둠과 함께 남겨진 것이엇다.
휴대폰도 안들고 왔는지 무척 다급하게 날 부르는 소리에서 난 그의 절박함을 느낄수 있었다.
'알았다'고 대답하고 뒤돌아 나오면서
허탈하기도 한 마음에 느닷없이 터져 나오던 웃음은 지난 며칠동안의 피로도 날려버릴만큼 상쾌했다.
후련하기도 한 것이..
아마..
어둠에 있던 그사람에게 나는 어떤 의미론 빛이었을테고 또한 그 역시 답답해 하던 내겐 어떤의미론 시원한 바람이었다.
늦은 밤 속시원히 웃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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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J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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