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마음속의 이야기를 꺼내 놓을때 술을 찾는 이유는 무엇일까.

마음속 깊이 감춰 왔던 것을 술기운을 빌어 털어놓으려

혹은 술로 흐려진 정신이 무의식의 경계에서 그것을 털어놓길 바라는 마음에서 그럴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굳건히도 남아있는 이성의 한자락이 한사코 그것을 꺼내놓으려 하지 않기 때문이다.

 

마음속 문제들을 해결하고자 함은 아니다.

술은 결코 도움이 될 수 없기 때문이다.

다만 답답한 마음을 잠시나마 풀어놓기 위해

그러기 위해 의식을 살짝 멀리 밀어두는 것이다.

 

내 주변 사람들이 마음속 깊은 이야기를 할때 종종 나를 찾는 이유는 무엇일까.

의식을 날려버릴 때까지 술도 같이 마셔줄뿐 아니라

주저리주저리 털어놓은 이야기들을 다 들어주고 다음날에는 꺠끗하게 모두 잊어주기 때문이다.

아니 잊어버리기 때문이다. 쉽사리 끊기는 필름 때문에....

아마도 그들은 어릴적 읽었던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이야기를 알고 있는 듯 하다.

그 대나무 숲에 외치는 것 보다 더 안전함을 깨달은 그들은

나의 개인시간따위의 중요함은 무시한채 오늘도 내게 연락을 해온다.

무슨 할말이 그리도 많기에..

다 들었음에도 알지 못하는 나만 답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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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J파리